13. 이양품(利養品)1)
利養品第十三
[ 1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남에게서 이양을 받는다는 것은 매우 중하고 쉽지 않은 일이어서 사람으로 하여금 함이 없는 곳에 이르지 못하게 한다. 왜냐하면, 만일 수라타(修羅陀) 비구가 이양을 탐내지 않았더라면 끝내 내 법 안에서 세 가지 법의(法衣)를 버리고 속가(俗家)로 돌아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爾時,世尊告諸比丘:“受人利養,甚爲不易,令人不得至無爲之處。所以然者,若修羅陁比丘不貪利養者,終不於法中,捨三法衣,而作居家。
수라타 비구는 예전 아련야행(阿練若行)을 할 때에 때가 되면 걸식(乞食)을 하였고 한곳에 한 번 앉아 일어나지 않았으며, 하루에 점심 한 끼니만 먹었고 나무 아래나 한데에 앉고 한적한 곳을 좋아하였으며, 다섯 가지 누더기 옷[五納衣]을 입고 혹은 세 가지 법의를 지녔으며, 혹은 무덤 사이를 좋아하기도 하였고 부지런히 고행을 닦는 등 이런 두타행(頭陀行)을 실천하였다.
修羅陁比丘大作阿練若行,到時乞食,一處一坐,或正中食,樹下露坐,樂閑居之處,著五納衣,或持三衣,或樂塚閒,懃身苦行,行此頭陁。
그때 수라타 비구는 항상 포호국왕(蒲呼國王)으로부터 공양을 받았는데, 그 왕은 온갖 맛있는 음식을 날마다 가지고 왔다. 그래서 저 비구는 그 음식에 맛을 들여 점점 아련야행을 버리게 되었다. 즉 때가 되어 걸식하는 것, 한 곳에 한 번 앉는 것, 점심때에만 끼니를 먹는 것, 나무 밑이나 한데에 앉는 것, 한적한 곳을 좋아하는 것, 다섯 가지 누더기 옷을 입는 것, 세 가지 법의를 지니는 것, 무덤 사이를 좋아하면서 부지런히 고행하는 것 등, 이런 일들을 다 버렸다. 세 가지 법의도 버리고 속가로 돌아가 백정이 되어서는 수없이 많은 소를 잡고 또 양(羊)을 죽였다. 그리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지옥에 떨어진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이러한 일로써 이양이란 매우 무거운 것이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바르고 참된 위없는 도에 이르지 못하게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니 만약 이양을 탐내는 마음이 아직 생기지 않았거든 다시는 생기지 못하게 하고 이미 생겼거든 방편을 구하여 바로 없애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是時,修羅陁比丘常受蒲呼國王供養,以百味之食,日來給與。爾時,彼比丘意染此食,漸捨阿練若行,到時乞食,一處一坐,正中食樹下露坐閑居之處著五納衣,或持三衣,或樂塚閒,懃身苦體。盡捨此已,去三法衣,還爲白衣,屠牛殺生不可稱計,身壞命終,生地獄中。諸比丘以此方便,知利養甚重,令人不得至無上正眞之道。若未生利養,制令不生;已生,求方便使滅。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2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한 가지 법만은 꼭 없애라. 그러면 나는 너희들이 신통(神通)을 얻어 모든 번뇌[漏]를 다 끊게 될 것이라고 증명하리라. 어떤 것이 그 한 가지 법인가? 맛에 대한 욕심[味欲]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꼭 이 맛에 대한 욕심을 없애야 한다. 그러면 나는 너희들이 신통을 얻어 모든 번뇌를 다하게 될 것이라고 증명하리라.”
爾時,世尊告諸比丘:“當滅一法。我證汝等成果神通,諸漏得盡。云何爲一法?所謂味欲。是故諸比丘,當滅此味欲。我證汝等成神通果,諸漏得盡。”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중생들이 만일 이 맛에 집착하면
죽어서 나쁜 세계에 떨어지리니
지금 꼭 그 탐욕을 버린다면
그는 곧 아라한이 되리라.
爾時,世尊便說此偈:
衆生著此味,
死墮惡趣中,
今當捨此欲,
便成阿羅漢。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이 맛에 집착하는 생각을 항상 버려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是故諸比丘,常當捨此味著之想。如是諸比丘,當作是學。”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3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사위성에 살고 있던 어떤 장자가 마침 애지중지 사랑하여 잠깐도 놓지 않던 외동아들을 잃었다. 그 장자는 애지중지하던 아들이 죽자 그만 미쳐서 빙빙 온 사방을 돌아다니면서 한곳에 가만히 머물러 있지 못하였다. 그는 사람을 볼 때마다 곧 이렇게 말하였다.
“혹 내 아들을 보았는가?”
爾時,於舍衛城內有一長者適喪一子,甚愛敬念,未曾能捨。彼見子死,便生狂惑,周旋往來,不停一處。若見人時,便作是語:“頗有見我兒乎?”
그때 그 사람은 자꾸만 돌아다니다 기원정사(祇園精舍)까지 오게 되었고 세존의 처소에 이르러 한쪽에 머물렀다. 그때 그는 세존께 아뢰었다.
“사문 구담(瞿曇)이시여, 혹 제 아들을 보셨습니까?”
爾時,彼人漸漸往至祇洹精舍,到世尊所,在一面住。爾時,彼人白世尊曰:“瞿曇沙門,頗見我兒乎?”
세존께서 그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무슨 연고로 안색이 그리도 어둡고 모든 감관[根]이 그리도 산란한가?”
世尊告長者曰:“何故顏貌不悅,諸根錯亂?”
그때 장자가 구담에게 대답하였다.
“어떻게 그렇게 되지 않겠습니까? 왜냐하면, 저에게 외동아들이 있었는데 그 아이가 저를 버리고 죽었습니다. 저는 그 아이를 너무도 애지중지하여 잠깐도 눈앞에서 떼어놓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들이 죽었으니 그 아이가 불쌍해 저는 미칠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 사문께 여쭙니다. 혹 제 아들을 보셨습니까?”
爾時,長者報瞿曇曰:“焉得不爾?所以然者,我今唯有一子,捨我無常。甚愛敬念,未曾離目前,哀愍彼子故,令我生狂。我今問沙門,見我兒耶?”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겠구나. 장자여, 네가 질문한 것과 같다.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세상의 변하지 않는 법이다. 은애(恩愛)하는 이와 이별하는 것도 괴로운 일이고, 미워하는 사람끼리 만나는 것도 괴로운 일이니라. 사랑하던 아들이 너를 버리고 죽었으니 어찌 생각나지 않겠느냐?”
世尊告曰:“如是。長者,如汝所問,生老病死世之常法,恩愛離苦,怨憎會苦。子捨汝無常,豈得不念乎!”
그때 장자는 세존의 말씀을 들었으나 마음에 들지 않아 그만 버리고 물러갔다. 길을 가다가 어떤 사람을 보고 또 이렇게 말하였다.
“사문 구담은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고 말합니다. 사문이 한 말이 옳습니까?”
爾時,彼人聞世尊所說,不入其懷,便捨而退去。前行見人,復作是語:“沙門瞿曇說言曰:恩愛分別,便有快樂。如沙門所說,爲審爾不?”
그 사람이 대답하였다.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는데 무슨 즐거움이 있겠습니까?”
그때 사위성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도박판을 벌이고 있었다. 그 장자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남자들은 총명하고 지혜로워 모르는 일이 없을 것이다. 나는 이제 저들에게 이 일에 대해 물어보리라.’
그는 곧 도박이 벌어진 곳으로 가서 그 사람들에게 물었다.
“사문 구담이 내게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괴로움, 미운 이와 만나는 괴로움, 이런 것들을 즐거운 일이다’고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前人對曰:“恩愛別離,有何樂哉!”當於爾時,去舍衛城不遠,有衆多人而共博戲。爾時,彼人便作是念:此諸男子聰明智慧,無事不知。我今當以此義,問彼諸人。爾時,卽詣博戲所,問衆人曰:“沙門瞿曇向我說曰:恩愛別離苦,怨憎會苦,此者快樂。諸人等今於意云何?”
그때 도박꾼들이 대답하였다.
“은애하는 사람과 이별하는데 무슨 즐거움이 있겠는가? 즐겁다고 말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是時諸博戲者,報斯人曰:“恩愛別離,有何樂哉!言快樂者,此義不然。”
그때 그들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여래께서 하시는 말씀은 절대로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그러나 어떻게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는 데 즐거울 수 있을까? 그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是時,彼人便作是念:審如來言,終不虛妄,云何恩愛別離,當有樂耶?此義不然。
그때 그들은 사위성으로 들어가서 궁문 밖에 이르러 외쳤다.
“사문 구담이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고 미워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라고 가르친다.”
그때 사위성과 궁중에 그 말이 두루 전해져 퍼져나가지 않는 곳이 없었다.
爾時,彼人入舍衛城,至宮門外,稱沙門瞿曇,而作是教:“恩愛別離、怨憎之會,此者快樂。”爾時,舍衛城及中宮內,普傳此語,靡不周遍。
그때 대왕 파사닉(波斯匿)과 마리(摩利) 부인이 높은 누각 위에서 서로 즐기면서 놀고 있다가 파사닉왕이 마리 부인에게 말하였다.
“사문 구담께서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고 미워하는 이와 만나는 일이 즐거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하오.”
當於爾時,大王波斯匿及摩利夫人,共在高樓之上,相娛樂戲爾時王波斯匿告摩利夫人曰沙門瞿曇審有斯語恩愛離別怨憎之會,此皆快樂?”
부인이 대답하였다.
“저는 여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설령 여래께서 그렇게 가르치셨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틀림없이 그럴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夫人報曰:“吾不從如來,聞此言教,設當如來有此教者,事亦不虛。”
파사닉왕이 말하였다.
“마치 스승이 제자에게 ‘이것은 하라. 이것은 버려라’ 하고 가르치면 그 제자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스승님’ 하고 대답하는 것처럼, 지금 그대 마리 부인도 또한 그와 같구려. 저 사문 구담이 비록 그런 말을 하였다 하더라도 부인께선 ‘그러하여 틀림이 없고 허망한 말이 아니다’라고 하오. 그대는 썩 물러나시오. 잠시도 내 앞에 머물러 있지 마시오.”
王波斯匿告曰:“猶如師教弟子:爲是捨是。弟子報言:如是,大師。汝今摩利,亦復如是,彼瞿曇沙門雖作是說。汝應作是言:如是,不異。無有虛妄。然卿速去,不須在吾前立。”
그러자 마리 부인은 죽부(竹膊)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기원정사에 계시는 여래의 처소로 찾아가서 내 이름으로 여래의 발에 예를 올리고, 다시 이 뜻을 부처님께 자세히 아뢰어라. 즉 ‘사문 구담께서는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고 미워하는 이와 만나는 것이 다 즐거운 일이라 말씀하셨다고 사위성 안과 궁중 사람들이 말합니다. 그 뜻을 알 수 없습니다. 세존께서 정말로 그렇게 가르치셨습니까?’ 하고 말이니라. 만일 세존께서 무슨 말씀이 있으시거든 너는 잘 받들어 가지고 돌아와 내게 말해다오.”
爾時,摩利夫人語竹膊婆羅門曰:“汝今往詣祇洹精舍,到如來所,持我名字,跪如來足,復以此義,具白世尊云:舍衛城內及中宮人,有此言論:沙門瞿曇言,恩愛別離,怨憎合會,此皆快樂。不審,世尊有此教耶?若世尊所有說者,汝善承受,還向我說。”
그래서 죽부 바라문은 부인의 분부를 받고 곧 기원정사의 세존께서 계시는 처소로 찾아가 문안을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是時,竹膊婆羅門受夫人教勅,尋往至祇洹精舍,到世尊所,共相問訊,共相問訊已,在一面坐。
그때 그 범지(梵志)가 세존께 아뢰었다.
“마리 부인이 세존의 발에 예배를 올리고 문안드리나이다.
‘여래께서는 기거가 편안하시고 걸음 걸으시기가 건강하시며, 어리석어 아무 것도 모르는 이들을 교화하시기에 얼마나 수고가 많으십니까?’
그리고 다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이 사위성에 이런 말이 퍼졌습니다. 〈사문 구담께서는 은애하는 이를 이별하는 것과 미워하는 이와 만나는 것이 다 즐거운 일이라고 가르치신다〉고 말들을 합니다. 알 수 없습니다. 세존께서 과연 그렇게 가르치셨습니까’라고 하였습니다.”
時,彼梵志白世尊曰:“摩利夫人禮世尊足,問訊如來興居輕利,遊步康强乎?訓化盲冥,得無勞耶?”復作是語:“此舍衛城內,普傳此言:沙門瞿曇而作是教,恩愛別離,怨憎之會,此樂快哉!不審,世尊有是言教耶?”
그러자 세존께서 죽부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이 사위성에 사는 어떤 장자가 애지중지하던 외동아들을 잃었다. 그는 그 아들 생각 때문에 정신 이상이 생겨 동쪽 서쪽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사람만 만나면 곧 ‘누가 내 아들을 보았느냐’고 묻곤 하였다. 그런 이유로 내가 ‘바라문아,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요, 미운 이와 만나는 것도 괴로운 일이다. 이 두 가지에는 아무런 즐길만한 것이 없다’고 하였던 것이다.
또 옛날 이 사위성에 어떤 나이 많은 어머니가 죽었다. 그 아들이 미쳐서 동쪽과 서쪽을 분별하지 못하였다. 또 어떤 나이 많은 아버지가 죽었고, 또 형ㆍ동생ㆍ누이ㆍ누이동생이 모두 죽었다. 저들은 그렇게 죽어간 변란을 당하고는 모두들 정신 이상이 생겨 동쪽과 서쪽을 분별하지 못하였다. 바라문아, 옛날 이 사위성에 살았던 어떤 사람은 얼굴이 매우 단정한 아내를 새로 맞이했다. 그런데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집안이 가난하게 되었다.
爾時,世尊告竹膊婆羅門曰:“於此,舍衛城內有一長者喪失一子,彼念此子,狂惑失性,東西馳走,見人便問:誰見我子?然婆羅門,恩愛別離苦、怨憎會苦此皆無有歡樂。昔日,此舍衛城中,復有一老母無常,亦復狂惑,不識東西;復有一老父無常亦復有兄弟姊妹皆悉無常,彼見此無常之變,生狂失性,不識東西。婆羅門,昔日此舍衛城中,有一人新迎婦,端正無雙。爾時,彼人未經幾時,便自貧窮。
그의 장인과 장모는 그 사람이 가난해진 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리가 딸을 빼앗아다가 다른 이에게 시집보내는 것이 타당한 일이다.’
그는 장인과 장모가 제 아내를 빼앗아 다른 이에게 주려 한다는 말을 몰래 전해 들었다. 그는 잘 드는 칼을 옷 속에 감추어 가지고 곧 처가로 달려갔다. 그때 그 아내는 담 밖에서 길쌈을 짜고 있었다. 그는 장인과 장모에게 가서 물었다.
‘제 아내는 지금 어디 있습니까?’
장모가 대답했다.
‘자네 아내는 담 밖의 그늘에서 베를 짜고 있네.’
그러자 그는 곧 그 아내에게로 달려가서 아내에게 물었다.
‘그대의 부모가 그대를 빼앗아 다른 사람에게 시집보내려고 하는가?’
아내가 대답하였다.
‘그런 말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때 그는 예리한 칼을 빼어 아내를 찔러 죽이고 다시 그 칼로 자기의 배를 찌르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 둘이 함께 죽자.’
바라문아, 이 사실로 보더라도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것과 미워하는 사람이 서로 만나는 것이 괴로운 일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걱정과 근심은 사실 이루 다 말할 수 없느니라.”
時,彼婦父母見此人貧,便生此念:〈吾當奪女,更嫁與餘人。〉彼人竊聞婦家父母欲奪吾婦,更嫁與餘家。爾時,彼人衣裏帶利刀,便往至婦家。當於爾時,彼婦在牆外紡作。是時,彼人往至婦父母家,問曰:我婦今爲所在婦母報言卿婦在牆外陰中紡作。爾時,彼人便往至婦所,到已問婦曰云:卿父母欲奪汝,更餘嫁耶?婦報言:“信有此語。然我不樂聞此言耶。爾時,彼人卽拔利劍,取婦刺殺,復取利劍,自刺其腹,竝復作是語:我二人俱取死婆羅門當以此方便知恩愛別離,怨憎會苦,此皆愁憂實不可言。”
그때 죽부 바라문이 세존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저 온갖 번뇌는 실로 괴로운 것이요 즐거운 것이 아닙니다. 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옛날 제 외동아들이 저를 버리고 죽었습니다. 저는 밤낮으로 생각하며 마음에서 잠시도 잊어버리지 못했습니다. 그때 나는 아이 생각에 정신 이상이 생겨 동쪽과 서쪽으로 미친 듯이 치달리면서 누구나 만나면 ‘누가 내 아들을 보았느냐?’고 물었습니다. 지금 사문 구담께서 하신 말씀은 참으로 옳으신 말씀입니다. 나라 일이 많아 저는 이만 돌아가고자 합니다.”
爾時,竹膊婆羅門白世尊曰:“如是。世尊,有此諸惱實苦不樂。所以然者,昔我有一子,捨我無常。晝夜追憶,不離心懷。時我念兒,心意狂惑,馳走東西,見人便問:誰見我兒?沙門瞿曇今所說者,誠如所言。國事煩多,欲還所止。”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정히 그렇다면 좋을 대로 하여라.”
世尊告曰:“今正是時。”
그러자 죽부 바라문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떠나갔다. 그는 마리 부인이 있는 곳으로 가서 그 동안의 경위를 자세히 설명하였다.
竹膊婆羅門卽從坐起,遶佛三帀而去,往來至摩利夫人所,以此因緣,具白夫人。
그러자 마리 부인이 다시 파사닉왕에게 찾아가 아뢰었다.
“지금 여쭐 일이 있습니다. 바라옵건대 대왕께서는 묻는 대로 대답해주십시오. 어떻습니까? 대왕께서는 유리(琉璃)2)왕자를 사랑하십니까?”
時,摩利夫人復至波斯匿王所,到已白大王曰:“今欲有所問。唯願大王,事事見報。云何大王,爲念琉璃王子不?”
왕이 대답하였다.
“매우 생각하고 사랑하여 한 시도 잊을 수가 없소.”
王報言:“甚念愛愍,不去心首。”
부인이 다시 물었다.
“만일 장차 왕자에게 무슨 변이 생긴다면 대왕께서는 근심이 되시겠습니까?”
夫人問曰:“若當王子有遷變者,大王爲有憂也?”
왕이 대답하였다.
“그럴 것이오. 부인이여, 그대의 말과 같을 것이오.”
王復報言:“如是。夬人,如汝所言。”
부인이 또 물었다.
“대왕이시여, 꼭 아셔야 합니다. 은애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데에는 반드시 근심이 생길 뿐입니다. 어떻습니까? 대왕이시여. 이라(伊羅) 왕자를 사랑하십니까?”
夫人問曰:“大王,當知恩愛別離,皆興愁想。云何大王,爲念伊羅王子乎?”
왕이 대답하였다.
“매우 사랑하오.”
王報言:“我甚愛敬。”
부인이 또 물었다.
“대왕이시여, 만일 그 왕자에게 무슨 변이 생긴다면 대왕께서는 근심하시겠습니까?”
夫人問曰:“大王,若當王子有遷變者有愁憂耶?”
왕이 대답하였다.
“매우 근심할 것이오.”
王報言:“甚有愁憂。”
부인이 말하였다.
“이러한 사실로 보아 은애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데에는 기쁨과 즐거움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대왕께서는 찰리(刹利) 종족의 살라타(薩羅陀) 부인을 사랑하십니까?”
夫人報言:“當以此方便,知恩愛別離無有歡樂。云何大王,念薩羅陁剎利種不?”
왕이 대답하였다.
“몹시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오.”
王報言:“甚愛敬念。”
부인이 말하였다.
“어떻습니까? 대왕이시여, 만일 살라타 부인에게 무슨 변이 생긴다면 대왕께서는 근심하시겠습니까?”
夫人言:“云何,大王!若使薩羅陁夫人有變易者,大王爲有憂耶?”
왕이 말하였다.
“나는 근심하고 걱정할 것이오.”
王報言:“吾有愁憂。”
부인이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그러므로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는 것은 곧 괴로운 일이라는 것을 꼭 아셔야만 합니다.”
夫人言:“大王,當知恩愛別離,此皆是苦。”
부인이 다시 말하였다.
“대왕께서는 저를 사랑하십니까?”
夫人言:“王念我不?”
왕이 말하였다.
“나는 그대를 진실로 사랑하오.”
王言:“我愛念汝。”
부인이 또 말하였다.
“만일 제 몸에 무슨 변이 생긴다면 대왕께서는 근심하시겠습니까?”
夫人言:“設當我身有變易者,大王有愁憂乎?”
왕이 말하였다.
“만일 그대 몸에 무슨 변이 생기면 나는 진실로 근심하고 걱정이 될 것이오.”
王言:“設汝身有變易,便有愁憂。”
부인이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이런 사실로 미루어볼 때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고 미워하는 사람과 만나는 것에는 기쁘고 즐거운 마음이 없다는 사실을 꼭 아셔야 합니다.”
부인이 다시 말하였다.
“어떻습니까? 대왕이시여. 가시(迦尸)와 구살라(拘薩羅) 백성들을 사랑하십니까?”
“大王!當以此方便,知恩愛別離、怨憎合會無歡樂心。”夫人言:“云何,大王!念迦尸、拘薩羅人民乎?”
왕은 말하였다.
“나는 가시와 구살라 백성들을 매우 사랑하고 생각하오.”
부인이 말하였다.
“가시나 구살라에 살고 있는 백성들에게 혹 무슨 변이 생긴다면 대왕께서는 걱정하시겠습니까?”
王言:“我甚愛念迦尸拘薩羅人民。”夫人言:“迦尸、拘薩羅人民設當變易者,大王有愁憂乎?”
왕이 말하였다.
“가시나 구살라 백성들에게 무슨 변이 생긴다면 내 목숨조차 보존할 수 없을 것이오. 어찌 근심하고 걱정하는 정도겠소? 왜냐하면 나는 가시와 구살라에 사는 백성들의 힘으로 살아가기 때문이오. 그러므로 나는 알고 있소. 목숨도 오히려 보존하지 못하겠거늘 어찌 근심하지 않겠소.”
王言:“迦尸拘薩羅人民當有變易者,我命不存,況言愁憂乎?所以然者,我因迦尸拘薩羅國人民力,當得自存。以此方便知命尚不存何況不生愁憂乎?”
부인이 말하였다.
“이로써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는 데에는 모두 이런 고통이 있을 뿐, 즐거움은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夫人言:“以此知之恩愛別離,皆有此苦,無有歡樂。”
그때 파사닉왕은 오른 무릎을 땅에 꿇어 합장하고 세존께서 계신 곳을 향해 말하였다.
“참으로 기이하고 기이하십니다. 저 세존께서 이러한 법을 말씀하시다니요. 만일 사문 구담께서 여기 오신다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부인에게 말하였다.
“지금부터는 평소 때보다 당신을 더 훌륭하고 어여쁘게 볼 것이요, 입는 옷도 나와 다름이 없게 하겠소.”
爾時,王波斯匿右膝著地,叉手合掌,而向世尊,作是說:“甚奇,甚奇!彼世尊而說此法。若當彼沙門瞿曇來者,爾乃可得共言論。”復語夫人:“自今以後,當更看汝勝於常日所著服飾與吾無異。”
그때 세존께서 마리 부인이 대왕과 이와 같은 이론의 원리를 주고받았다는 말을 듣고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리 부인은 매우 총명하다. 설사 파사닉왕이 나에게 그렇게 물었더라도 나 또한 저 부인의 말한 대로 왕에게 대답하였을 것이다. 그것은 부인이 왕에게 말한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성문(聲聞)들 중에서 제일 먼저 도를 깨달은 우바사(優婆斯)로서 믿음이 독실하고 견고한 이는 바로 저 마리 부인이니라.”
爾時,世尊聞摩利夫人與大王立此論本,告諸比丘:“摩利夫人甚大聰明。設當王波斯匿問我此語者,我亦當以此義,向彼王說之,如夫人向王所說,而無有異。”又告諸比丘:“我聲聞中,第一得證優婆斯,篤信牢固,所謂摩利夫人是。”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4 ]3)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발지국(拔祇國)에 있는 시목마라산(尸牧摩羅山) 귀림(鬼林) 녹원(鹿園)에 계셨다.
一時,佛在拔祇國尸牧摩羅山鬼林鹿園中。
그때 나우라공(那憂羅公)4) 장자가 세존의 처소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아 있었다. 조금 뒤에 물러나 앉아서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지금 늙어 나이도 많고, 게다가 또 질병도 있어서 온갖 근심과 번뇌가 많습니다.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때를 따라 가르치고 훈계하셔서 중생들로 하여금 오랜 세월 동안 안온할 수 있게 해주소서.”
爾時,那憂羅公長者往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須臾退坐,白世尊曰:“我今年朽,加復抱病,多諸憂惱。唯願世尊,隨時教訓,使衆生類長夜獲安隱。”
그때 세존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말한 것과 같이 몸에는 두려움과 고통이 많다. 어찌 믿을 만한 것이겠는가? 다만 엷은 가죽으로 그 위를 덮었을 뿐이니라. 장자야, 꼭 알아야 한다. 그 몸을 의지하는 사람들은 실로 잠시 동안 즐거움이 있을지라도 그것은 어리석은 마음으로서, 지혜로운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는 것은 아니니라. 그러므로 장자야, 비록 몸에 병이 있다 하더라도 마음은 병들지 않게 하라. 장자야,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爾時,世尊告長者曰:“如汝所言,身多畏痛,何可恃怙?但以薄皮而覆其上。長者,當知其有依憑此身者,正可須臾之樂,此是愚心,非智慧者所貴。是故長者,雖心有病,令心無病。如是長者,當作是學。”
그때 장자는 그 말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곧 물러갔다.
그때 장자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존자 사리불에게 가서 이 이치를 물어보리라.’
그때 사리불은 그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의 어느 나무 밑에 앉아 있었다. 나우라 장자가 사리불을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爾時,長者聞說斯言,從坐起,禮世尊足,便退而去。爾時,長者復作是念:‘我今可往至尊者舍利弗所,問斯義。’舍利弗去彼不遠,在樹下坐。是時,那優羅公往至舍利弗所,頭面禮足,在一面坐。
사리불이 장자에게 물었다.
“얼굴 모습이 화열(和悅)하고 모든 감각기관[根]은 고요하니 거기에는 틀림없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장자여, 그대는 부처님께 법을 들었는가?”
是時,舍利弗問長者:“顏貌和悅,諸根寂靜,必有所因。長者,故當從佛聞法耶?”
장자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존자 사리불이시여, 어떻게 제 얼굴에 기쁜 빛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왜냐하면, 아까 세존께서 감로법(甘露法)을 제 가슴에 쏟아 부어주셨기 때문입니다.”
時,長者白舍利弗言:“云何尊者舍利弗,顏貌焉得不和悅乎?所以然者,向者世尊以甘露之法,漑灌胸懷。”
사리불이 말하였다.
“장자여, 어떻게 감로법을 그대 가슴에 쏟아 부으셨는가?”
舍利弗言:“云何長者以甘露之法,漑灌胸懷?”
장자가 대답하였다.
“사리불이시여, 저는 세존이 계신 곳으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세존께 아뢰었습니다.
‘저는 나이 많고, 게다가 또 질병도 있어서 온갖 많은 고통을 이루다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이 몸에 대해 잘 분별해 주시어 널리 중생들로 하여금 오랜 세월 동안 안온함을 얻을 수 있게 해주소서.’
그때 세존께서 곧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 장자야. 이 몸에는 온갖 쇠퇴만 따르고 고통만 많을 뿐이다. 이 몸은 다만 엷은 가죽으로 그 위를 덮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장자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몸을 믿고 따르는 이는 정녕 잠깐 동안의 즐거움은 있지만 오랜 세월 동안 한량없이 많은 괴로움을 받는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 그런 까닭에 장자야, 이 몸에는 비록 근심이 있다 하더라도 반드시 그 마음에는 근심이 없게 하라. 장자야,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세존께서는 이와 같은 감로법을 내게 쏟아 부어주셨습니다.”
長者報言:“於是舍利弗,我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爾時我白世尊曰:年朽長大,恒抱疾病,多諸苦痛,不可稱計。唯願世尊,分別此身,普使衆生,獲此安隱。爾時,世尊便告我言:如是。長者,此身多諸衰苦。但以薄皮而覆其上。長者,當知其有恃怙此身者,正可有斯須之樂,不知長夜受苦無量。是故長者,此身雖有患,當使心無患。如是長者,當作是學。世尊以此甘露之法,而見漑灌。”
사리불이 말하였다.
“장자여, 왜 여래에게 ‘어떤 것이 몸에는 근심이 있으나 마음에는 근심이 없는 것이며, 어떤 것이 몸에는 병이 있는데 마음에는 병이 없는 것입니까’ 하고 그 이치를 다시 묻지 않았는가?”
舍利弗言:“云何長者,更不重問如來此義乎?云何身有患心無患?云何身有病,心無病?”
장자가 사리불에게 대답하였다.
“사실 세존께 그 뜻에 대해서는 거듭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몸에도 근심이 있고 마음에도 근심이 있는 것과 몸에는 근심이 있는데 마음에는 근심이 없는 이치를 존자 사리불께서는 틀림없이 아실 것이니 바라건대 자세히 분별하여 주십시오.”
長者白舍利弗言:“實無此辯,重問世尊,身有患,心有患,身有患,心無患。尊者舍利弗必有此辯,願具分別。”
사리불이 말하였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그리고 잘 생각해 보아라. 내가 너를 위해 자세하게 설명해주리라.”
舍利弗言:“諦聽諦聽,善思念之。吾當與汝廣演其義。”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사리불이시여, 그 가르침을 잘 따르겠습니다.”
對曰:“如是,舍利弗。”從彼受教。
사리불이 장자에게 말하였다.
“장자여, 범부들은 성인을 보지도 않고 성인의 가르침을 받지도 않으며, 그 교훈을 따르지도 않고 착한 벗을 만나지도 않으며, 착한 벗과 같이 일을 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색(色)이 곧 나[我]다. 색은 곧 내 것[我所]이다. 나는 곧 색의 것[色所]이다. 색 안에 내가 있다. 나 안에 색이 있다. 저 색과 이 색이 한곳에 합해져 있다. 저 색과 이 색이 한곳에 모여있다’고 생각하다가 그 색이 갑자기 무너지고 변하여 그대로 있지 않게 되면 그로 인하여 근심ㆍ걱정ㆍ고통ㆍ번민을 일으킨다.
또 통(痛:受)ㆍ상(想)ㆍ행(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며, 식(識)에 대해서 ‘나에게 식이 있다. 식 안에 내가 있다. 나 안에 식이 있다. 저 식과 내 식이 한곳에 합해져 있다. 저 식과 내 식이 한곳에 모여 있다’고 관찰하다가 식이 갑자기 무너지고 변하여 그대로 있지 않게 되면 그로 인하여 근심ㆍ걱정ㆍ고통ㆍ번민을 일으킨다. 장자여, 이것을 일러 ‘몸에도 근심이 있고 마음에도 근심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舍利弗告長者曰:“於是長者,凡夫之人不見聖人,不受聖教;不順其訓,亦不見善知識,不與善知識從事。彼計色爲我,色是我所,我是色所,色中有我,我中有色,彼色、我色合會一處,彼色、我色,以集一處,色便敗壞,遷移不停。於中復起愁憂苦惱。痛、想、行、識,皆觀我有識,識中有我,我中有識,彼識、我識合會一處,彼識、我識以會一處,識便敗壞,遷移不停。於中復起愁憂苦惱。如是長者,身亦有患,心亦有患。”
장자가 사리불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몸에는 비록 근심이 있지만 마음에는 근심이 없다고 하는 것입니까?”
長者問舍利弗曰:“云何身有患心無患耶?”
사리불이 말하였다.
“장자여, 현성의 제자[賢聖弟子]는 성현을 잘 받들어 섬기고 계율을 닦아 실천하며 착한 벗과 일을 같이 하고 착한 벗을 친근히 한다. 그러므로 그는 ‘나에게 색(色)이 있다’고 관찰하지 않고 ‘색은 내 것이다. 나는 색의 것이다’라고 보지 않는다. 그러므로 색이 자꾸 변해 그대로 있지 않아도 그 때문에 근심ㆍ걱정ㆍ고통ㆍ번민을 일으키지 않는다.
또 통(痛:受)ㆍ상(想)ㆍ행(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식(識)을 보지 않으며, ‘식 안에 내가 있다. 나 안에 식이 있다’고 보지 않고 ‘식은 내 것이다. 나는 식의 것이다’고 보지 않는다. 또 ‘저 식과 내 식이 한곳에 모여 있다’고도 보지 않는다. 그러므로 식이 갑자기 무너져서 사라져도 그 때문에 근심ㆍ걱정ㆍ고통ㆍ번민을 일으키지 않는다. 장자여, 이것이 바로 ‘몸에는 근심이 있어도 마음에는 근심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자여, 그대는 꼭 이와 같이 익혀서 몸을 잊고 마음을 버려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장자여, 반드시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舍利弗言:“於是長者,賢聖弟子承事聖賢,修行禁法,與善知識從事,親近善知識。彼亦不觀我有色;不見色中有我,我中有色;不見色是我所,我是色所,彼色遷轉不住,彼色以移易,不生愁憂苦惱憂色之患。亦復不見痛、想、行、識,不見識中有我,我中有識,亦不見識我所,亦不見我所識,彼識、我識以會一處,識便敗壞。於中不起愁憂苦惱。如是長者,身有患,而心無患。是故長者,當作是習:遺身去心,亦無染著。長者,當作是學。”
그때 나우라공 장자는 사리불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那憂羅公聞舍利弗所說,歡喜奉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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